4월 16일 고국에서는 너무나도 참담한 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세월호의 침몰로 당시 승무원과 승객들 중 2014년 5월 5일(한국시각) 현재 174명 구조, 40명 실종, 262명 사망하였다. 이렇게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을 위해, 이곳 함부르크에도 영사관에 분향소가 마련되었다.(매일 09:30 ~ 17:00, 평일/주말/휴일 모두 가능)
이번 참사는 우리에게 고국의 안전 시스템과 구조시스템의 현주소를 보게 해주었고, 정부의 부실한 초기 대응과 지지부진한 구조에 대한 불만으로 사회적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진도 팽목항에는 나머지 40명의 실종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 가족들이 겪고 있을 슬픔과 분노, 상처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을 위해, 또 우리 사회를 위해 기도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1. [구조현장] 남은 40명의 실종자를 구조하는 잠수사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지켜주시고, 점차 지쳐가는 잠수사들을 대체할 수 있는 민간 잠수사들이 적절히 투입되어, 빠르고 원활하게 구조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너무나도 열악한 수중 현장에서 실종자를 찾기가 너무나도 어려운 현실이며 이들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이들도 자신의 경험만을 의지하지 않고, 선박 설계도/첨단 장비만을 의지하지 않고, 주님의 인도하심에 맡길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2. [실종자가족]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애타게 실종자 구조 소식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너무나도 절망적인 이 상황 속에서 누군가를 너무 미워하지도 말고, 다 내 탓이라고 자책하지도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희망이라도 꼭 붙잡고 견뎌낼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3. [생존자/희생자가족] 사랑하는 가족 또는 친구를 잃은 슬픔 속에 있는 이들을 주변 가족들와 친구들이 함께 울어주며, 위로해주며 잘 견뎌낼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지지부진한 구조 과정 속에서 무책임한 언론과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상처들을 치유해주시고, 이렇게 사고로 받은 외상(트라우마)로 인해 계속 피해자의 자리에 머물러있지 않고 자신들의 소중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피해 보상을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4. [심리상담지원] 안산 단원고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을 위한 심리상담지원으로 “단원고 회복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원고 교사들 심각한 공황… 거울도 못봐”(2014-04-25, CBS 김현정의 뉴스쇼) http://m.nocutnews.co.kr/news/4013990
“단원고, 학생들을 위해 조속히 정상화돼야”(2014-04-24, CBS 시사자키 제작진) http://m.nocutnews.co.kr/news/4013083
“단원고에서의 3일… 온힘을 다해, 학교는 견디고 있었다”(2014-04-29, 한겨레21)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34989.html
현장에서 학생들과 교사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지원해주고 있는 많은 정신과 의사들, 심리상담사들 등에게 그 모든 눈물들을 담아낼 수 있는 큰 마음의 그릇을 주시고, 서로간의 신뢰감을 잘 형성해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자원봉사로 나오시는 전문의, 상담사들이 지치지 않도록 해주시고, 장기적으로 이곳을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지금은 눈물 바다인 이곳이 언젠가는 새로운 희망의 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이들이 하나님의 사랑의 통로가 되게 하소서.
또한 단원고 외에 각 지역에 흩어져있는 일반인 희생자/생존자 가족들에게도 이러한 심리상담지원이 장기적으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기도합니다.
5. [침몰한 대한민국] 이번 참사를 통해, 해상안전시스템과 해상구조시스템의 헛점이 드러났습니다. 어른들의 탐욕과 무능으로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희생되어졌습니다. 비리가 드러난 기업과 직무유기가 드러난 기관들의 처벌이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그보다 안전과 재난대응에 대한 시스템이 실제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비용 최소화와 최대 이익 추구를 위해 우리가 그동안 희생해온 가치들이 무엇들이었는지 되돌아보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꼭 지켜나가야할 가치들을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되게 하소서.
그 외에 같이 기도할 제목이 있으신 분들도 함께 그 제목들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인과 유족들 모두에게 하늘나라의 소망과 평안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글/사진 : 김요섭 집사.(namuzip9@gmail.com)